카카오톡이나 네이버 앱을 쓰다 보면 어느 순간 설정 깊은 곳에 '맞춤형 광고' 관련 항목이 있다는 걸 알게 된다. 그걸 끄고 켜는 것이 어떻게 달라지는 것인지 궁금할 때가 있다.
맞춤형 광고를 차단하더라도 광고 자체는 계속 표시되며, 다만 이용자와 관련성이 낮은 광고가 노출될 수 있다. 카카오 고객센터도 같은 내용을 명시하고 있다. 즉, 내 구매 이력이나 검색어와 무관한, 좀 더 일반적인 광고로 교체될 뿐이다.
카카오는 무엇을 쓰고 있나
카카오는 이용자 식별자 기반의 개인정보 및 행태정보와, 파트너사로부터 수집한 행태정보를 활용하여 맞춤형 광고를 제공하는데, 이 과정에서 이용자 식별자 기반 정보만 단독으로 활용하기도 하고 파트너사로부터 수집한 행태정보를 함께 활용하기도 한다. 쉽게 말해 카카오 자체 서비스 이용 기록뿐 아니라, 외부 파트너사에서 건너온 행태정보도 쓴다는 얘기다.
수집 항목을 보면 범위가 꽤 넓다. 단말기 종류 및 기기 식별값, 광고 식별자, OS 정보, IP주소, 쿠키, 방문 및 접속기록, 이용자가 입력한 검색어, 위치정보 등이 포함될 수 있다. 여기에 서비스 내 구매·결제 내역까지 엮인다.
맞춤형 광고를 끄면 어떻게 되는가. 맞춤형 광고 노출을 차단하면 카카오 및 파트너사 정보를 활용한 맞춤형 광고가 카카오 및 파트너사 광고 지면에 노출되지 않는다. 맞춤형 광고를 위한 행태정보 수집 및 이용 동의를 거부하는 경우, 파트너사로부터 수집한 행태정보를 더 이상 맞춤형 광고에 활용하지 않는다. 이 두 가지는 구분이 된다. 광고 노출 차단과, 파트너사 행태정보 활용 거부는 별도 설정이다.
그리고 한 가지 함정이 있다. 맞춤형 광고 차단 상태로 설정했더라도, 이용자 브라우저 옵션에서 쿠키를 삭제하면 설정이 '맞춤형 광고 허용' 상태로 변경되어 다시 맞춤형 광고가 노출될 수 있다. 웹 환경에서 이 설정은 쿠키에 저장되기 때문에, 브라우저 쿠키를 지우면 설정이 초기화된다. 신경 쓰지 않으면 모르고 지나칠 수 있다.
카카오톡 안에서 광고를 아예 없애고 싶다면
카카오톡 채팅 목록 상단에 뜨는 배너 광고(카카오비즈보드)는 조금 다른 얘기다. 카카오비즈보드의 경우 광고 영역을 비운 상태로 노출할 수 없기 때문에 맞춤형 광고 차단 등으로 사용자에게 노출될 광고 소재가 충분하지 않다면 카카오의 서비스를 소개하는 '기본광고'가 노출될 수 있다. 즉 맞춤형 광고를 끄더라도 그 자리에 카카오 자체 홍보 광고가 채워진다. 광고 영역 자체를 없애는 건 공식적으로 지원하지 않는다.
행태정보는 개인정보인가
이 지점이 사실 정책적으로도 논쟁이 되고 있는 부분이다. 온라인 맞춤형 광고란 온라인상 행태정보(웹·앱 방문 내역, 구매·검색 이력 등)를 처리해 개인 관심, 흥미, 기호, 성향 등을 분석·추정한 후 개인 맞춤형으로 제공되는 온라인 광고를 말한다. 문제는 이게 개인정보냐 아니냐다.
행태정보를 개인 식별정보와 결합하지 않은 기기 식별 기반 행태정보라도 상황에 따라 개인 식별성이 발생하면 개인정보에 해당할 수 있다는 판단하에 개인정보보호법 의무사항이 발생한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온라인 맞춤형 광고 가이드라인 초안을 만들면서 명확히 한 입장이다. 기기 식별자 기반으로 쌓인 행태정보라도 맥락에 따라 개인정보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가이드라인 초안의 골자는 광고 플랫폼 사업자가 웹사이트 방문, 앱 사용, 검색 이력, 구매 이력 등 행태정보를 개인정보와 결합해 특정 인물에 대한 식별성을 높이는 일을 막고, 이용자 사전 동의·거부 의무를 강화하는 것이다. 다만 이 가이드라인을 둘러싼 산업계와 시민단체 간 논쟁은 상당했고, 최종적으로 어떤 형태로 정착됐는지는 별도로 확인이 필요한 상황이다.
동의를 끈다고 수집이 멈추진 않는다
개인적으로 가장 찜찜하다고 느끼는 지점은 이거다. 맞춤형 광고 설정을 끄는 것은 '광고 표시에 내 정보를 쓰지 않겠다'는 의사 표시에 가깝다. 하지만 그게 곧 행태정보 수집 자체의 중단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광고용 쿠키나 광고식별자를 통해 수집한 행태정보는 인구 통계학적 특성에 기반한 추정 성·연령대와 관심사에 따른 맞춤형 광고 및 콘텐츠 제공을 위해 최대 1년간 보관 후 복구할 수 없는 방법으로 완전히 파기 또는 분리 보관한다. 카카오 기준이다. 수집된 정보가 광고에 쓰이지 않는 것과, 수집 자체가 안 되는 것은 다른 이야기다.
카카오는 이용자의 동의 없이 광고용 쿠키나 광고식별자를 통해 수집한 행태정보를 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 정보와 결합하지 않는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 조항이 실질적으로 얼마나 작동하는지는 결국 사업자의 내부 통제와 감독기관의 집행에 달려 있다.
설정을 끄는 게 의미 없는 건 아니다
그렇다고 이 설정이 의미 없다는 건 아니다. 파트너사의 행태정보가 내 광고 타겟팅에 쓰이지 않는 것, 카카오 계정에 연결된 구매·결제 이력이 광고 프로파일에서 제외되는 것은 분명히 차이가 있다. 광고가 덜 정확해지고, 그에 따라 나를 덜 촘촘하게 분석하는 셈이다. 완전한 차단은 아니지만, 없는 것보다는 낫다.
이 설정은 '개인정보 통제권 행사'의 작은 수단이지, 만능이 아니다. 설정 하나를 끄고 나면 뭔가 해결된 것 같은 느낌이 들지만, 실제로는 행태정보 수집 구조 자체가 앱 안에 여전히 작동하고 있다. 그 구조를 이해하고 끄는 것과, 그냥 끄는 것 사이에는 꽤 큰 차이가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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